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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소개

오늘날 여행이 크게 부각된 현대인의 삶에 철학이 여행과 만나는 것은 지당한 사실이다. 소크라테스의 아고라(시장통)에서처럼 철학은 삶의 현장에 동반해야 한다. 여행은 사유의 샘이다. 파르메니데스는 그의 철학을 “어둠의 집”에서 “빛의 왕국”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서술했다. 최근에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이나 클라우스 헬트(K. Held)의 『지중해 철학기행』의 경우도 <여행의 철학>이 철학의 한 분야가 되어야 함을 재촉한다. 여행은 스트레스에 휘말린 자에게 힐링을 제공할 수 있으며 나아가 재충전, 심기일전, 새로운 용기, 놀라운 변화, 깨달음, 심지어 ‘제2의 탄생’(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에서)을 가져오는 마력을 갖고 있다. 맨발로 일구어낸 혜초의 구도(求道)여행(『왕오천축국전』)이나 마르코 폴로의 몽골제국 여행, 알렉산더 훔볼트의 남미대륙 여행 등은 그야말로 온 인생을 쏟아 부은 그런 대단한 여행일 것이다. H. 헤세에게 인도여행이 없었다면 그의 <싯다르타>는 탄생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위의 사례와는 달리 작은 규모의 여행도 큰 의미가 있다. 인간은 여행하는 곳에서 새하늘과 땅을 경험하고 아름다운 산과 바다, 태양과 별 또는 들녘과 이국적인 것을 보고 느끼지만, 동시에 눈에 안 보이는 고귀한 의미의 세계 또한 발견할 수 있다. 자연이 베풀어주는 은총과 축복에 경탄과 감격으로 전율하게 된다면 얼마나 영광스런 일인가. 대자연은 그 자체로 존재의 환희와 경탄을 안겨주고 원초적 생(生)의 약동을 펼쳐 보인다. 이런 자연을 자세히 바라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세계관”은 저절로 증명되는 것이다. 이 강의에선 필자가 남태평양과 동남아시아의 아름다운 바다와 섬을 여행하며 느꼈던 경탄과 경외심을 철학과 연계시켜 본다. 나아가 여행이 선사하는 놀라운 변화(자유와 해방, 심기일전과 재충전, 체념과 극기, 새로운 변화의 모색, 평화와 휴식의 기쁨 등등)를 중심으로 작은 규모의 <여행의 철학>을 모색해본다.

강사 소개 : 윤병렬

전 홍익대 교수, 현 초빙교수. <배낭 속에 담아온 철학자의 사유여행>, <선사시대 고인돌의 성좌에 새겨진 한국의 고대철학>(한국학술원 우수도서), <한국해학의 예술과 철학>( 한국학술원 우수도서), <철학적 인문학의 길> 외에 8편, 논문 60여편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