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의 진리다

-바그너에 대한 니체의 진심-

이동용 저, 이담북스 2018



사랑하지만 마음을 정리해야 한다. 사랑하지만 인연의 끈을 끊어야 한다. 사랑하지만 멀어져야 한다. 사랑하지만 등을 돌리고 가야 한다. 돌아보면 안 된다. 다시 사랑할까 두려워서다. 마치 오르페우스에게 떨어진 미션 같다. 매정한 발걸음에는 그저 증오가 도움이 될 뿐이다. 인생의 막바지에 쏟아놓는 니체의 글들을 읽을 때마다 전해지는 감정은 오묘하다. ‘안 돼! 그런 말 하지 마! 왜 그런 말을 했어!’ 그 말 때문에 다가설 수 없게 된 운명이 읽혀진다. 마치 로엔그린이 엘자를 남겨놓고 떠나가는 그런 심정이다. 순진한 엘자의 질문만 없었더라면 영원히,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 살 수 있었는데.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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